영화, 드라마, 예능, 그리고 유튜브 웹 예능까지 . . 온갖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이런 콘텐츠들을 재밌게 보기 위해 필요한 게 뭘까요? 제작진과 출연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감상을 쏟아내며 공감하고 과몰입해 줄 사람이 가장 필요한데요. 저에게는 '하말넘많'이 딱 이랬답니다 . . !

유튜브 채널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최근 예능 <환승연애3>(이하 환연3) 리뷰 콘텐츠를 보고 구독하게 되었는데요. <환연3>뿐만 아니라 <여고추리반>, <연애 남매>, <선재 업고 튀어> 등 요새 인기 있는 콘텐츠의 요약정리, 리뷰 영상도 있더라고요. 일단 말을 너무너무 재밌게 해서 보다 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육성으로 푸하하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웃음을 유발하는 콘텐츠들을 보면 약간 아슬아슬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하말넘많’의 콘텐츠에서는 그런 점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어요. 웃음을 위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깎아내리지 않는 것, 그래서 시청자도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것. 이게 ‘하말넘많’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콘텐츠로 <TK 사투리 강의>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역시나 저항 없이 웃게 되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부족한 어휘력으로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게 아쉽네요 . . 😂) 예전에는 사투리를 교정의 대상으로 보고 표준어로 고쳐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 꽉 막힌 생각들을 깨버리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준 것 같아 좋아요.

대구로 어학연수 가서 직접 사투리를 써보는 <대구 어학연수 VLOG>도 너무 재밌었어요. 태어나서 한 번도 대구에 가보지 못했는데 조만간 대구 여행을 가야겠단 다짐까지 하게 됐답니다. 대구 여행 바이럴은 덤 ! 이게 ‘하말넘많’의 영향력이야 . . 🥹 대구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어학연수 가주세요 . . 🙏

앞으로도 재밌고 유쾌한 콘텐츠들 많이 많이 만들어주시길, 그래서 ‘하말넘많’의 매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라요 !

'하말넘많'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의 줄임말. 강민지와 서솔, 두 명이 중심인 크리에이터 그룹입니다. 2018년 5월, 첫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 6년이 흐른 2024년 5월 31일 기준, 약 5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어요. 유튜브 운영 외에도 강연부터 출간, 각종 연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이야기합니다. 

보통 한 가지 주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타 유튜브 채널과 달리 이들은 굉장히 다양한 주제의 텐츠를 만들어요. 각 지역 곳곳의 페미니스트를 만나 인터뷰한 '전국비혼지도', 연말 정산, 머니 로그 등 경제 전문가와 함께한 '당신의 가계부', 캠핑 관련 이야기를 담은 '텐트 하우스', 꾸밈 노동이나 사회적 여성성을 수행하지 않는 여행 이야기 '디폴트립' 등은 모두 시리즈로 만들어진 콘텐츠인데요. '여성을 위한 미디어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표방하던 초기 시절 시리즈로, 채널 정체성을 확립시켜준 시리즈 콘텐츠들이라 할 수 있죠.

유튜브 콘텐츠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브이로그와 하울 영상 시리즈에는 다른 유튜브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재미가 있는데요. 특히 최근 인강(인터넷 강의) 강사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과 구도로 리뷰 및 다양한 추천을 전하는 '강의의 神 & 리뷰의 神' 시리즈의 사투리 강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어요.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지역 여성의 고립감 해소를 돕고, 서로의 존재를 오프라인에서 서로 확인하며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해 <하말넘많 토크 콘서트>를 개최해 성황리에 끝냈는데요. 2021년에는 이러한 하말넘많의 활동 등을 정리한 책, <따님이 기가 세요>를 출간하기도 했어요. 2022년에는 조선일보의 오피니언 칼럼 필진으로 활동, 2030 여성들이 가진 불만과 다양한 관심 분야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죠. 

소처럼 일하는 이 여성들에게서 어쩐지 자연스럽게 송은이, 김숙이 떠오르는 건 제 기분 탓일까요. NEXT 비보(비밀보장)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하말넘많 오늘을 기점으로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데이❤️

* 참고: 하말넘많 <따님이 기가 세요> 포르체, 2021년 

오래 전부터 알던 옆집언니가 성공하면 이런 기분일까요. (물론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습니다.) '하말넘많'은 제 주변 친구들끼리 좋아하던 채널이었는데,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니 제가 다 기쁘더라고요. 출근길에 지하철 앞자리 여성분이 '하말넘많'의 영상을 보고 있고, 회사에 갔더니 팀원들이 "사투리 강좌 영상 봤냐"는 이야기로 스몰토크 하는 걸 실시간으로 목격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취지가 페미니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시작된 채널이다 보니, 채널 오픈 후 몇 년간(아마 지금까지도) 온라인 상에서 뭇 남성들에게 악플 등 공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6년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에 펼쳤죠. 요즘은 유머 및 일상 콘텐츠 위주로 업로드 되고 있는데, 이번 흥행 현상(?)을 보며 방송인 재재의 과거 인터뷰 내용이 떠오르더라고요.

"이런 외양을 지닌 여성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서른 살 여자인 제가

빨간 숏컷 머리를 하고

재밌게 미디어에 나오는 것도

다양한 사람, 삶의 모습을

전시하는 거죠."
- 재재, 대학내일 인터뷰(2019) 중

'숏컷 여성 둘이 나와도 사람들이 다 재밌다고 좋아하네?'라는 생각이 들며,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예전엔 가부장적 규범에 어긋나는 외양의 여성은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웠는데, 이제는 '세상엔 다양한 여성이 있다'는 당연한 내용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달까요. '하말넘많'처럼 이렇게 앞에 나서서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전시하고, 마이크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준 사람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도 충분히 좋지만, 그럼에도 이 여성들의 더 큰 성공을 바래요. 인기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자극적인 채널이 구독자 100만을 거뜬히 넘는 요상한 유튜브 생태계에서, 이렇게나 무해하고 유쾌한 여성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큰 성공을 이뤄가는 모습을 앞으로 계속 보고 싶어요!

By. 구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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